재니 그레이스 연설문

news 2011.06.22 18:49 |
성공한 어린이용 채널인 Neckelodeon의 영국 책임자(managing director) 재니 그레이스(Janie Grace)는 텔레비전 방송 환경이 급격하게 변하고 있는 모습을 통해 미래의 어린이용 텔레비전의 모습을 그려보고 있다.1)

환경이 바뀌어도 어린이 시청자에 대한 헌신과 열정은 지속되어야

재니는 자신이 좋아하는 얘기 중 한 가지로 다섯 살짜리 엠마(Emma)에 관한 것을 꼽고 있는데, 엠마가 자신이 그린 신의 모습을 가지고 선생님과 대화하는 내용이다. 선생님이 "신이 어떻게 생겼는지 아무도 모른다"고 하자 엠마는 "(내가 그렸으니) 이제 다들 곧 알게 될 거예요"라고 대답하는 것이다.

이 얘기 속에 재니와 같은 사람들이 왜 어린이와 함께 하려 하는지 그 이유가 담겨 있다. 어린이들의 호기심이 신선하고, 생각하는 방식이 영리하며, 사물을 바라보는 관점이 흥미롭다는 것을 그들은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어린이들이 무질서하고 분별력을 갖기에는 감수성이 예민하다는 점 역시 알고 있다.

어린이 시청자에 대한 헌신은 공적 서비스 텔레비전 즉 BBC와 함께 오랜 기간 지속되어 왔다. 이러한 헌신은 1950∼1960년대 보호주의로부터 발전하게 되었으며, 1970∼1980년대에는 데이비드 버킹햄(David Buckingham)이 묘사했듯이 '어린이 중심'의 접근방식을 사용했으며 1990년대 들어서는 어린이를 권리와 사회적 힘을 가진 시민과 소비자로 이해하게 되었다.

이처럼 어린이에 대한 헌신과 열정, 책임감 때문에 어린이 전문가들이 다른 프로그램 제작자와 어느 정도 구분된다고 재니는 믿고 있다. 그것은 아마 어린이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사람들은 어린이 시청자들의 변화하는 욕구의 속성을 꾸준히 추적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어린이는 여타 수용자 집단과는 다르다. 시대별로 자신들만의 문화와 유머, 개성과 관점을 가지고 있다. 요즘 아이들은 접근이 용이한 매체와 정보기술 덕에 새로운 세상으로 향하고 있다. 정보를 더 많이 가진 아이들이 실제 세계에 대한 경험이 더 적다는 모순이 제기되기도 하고, 이러한 변화로 인해 유년시절이라고 불리는 아이들의 정서가 소멸되어 간다는 점을 놓고 논쟁이 벌어지기도 하지만, 대체로 아이들은 더 많은 정보를 갖게 되어서 의견을 형성할 수도 있고 선택을 할 수 있으며 많은 분야에서 힘을 가질 수 있다고 믿는다.

어린이들은 'KGOY(Kids Growing Older Younger)'라는 약어로 불리는 소비자로 지칭된다. 이것은 어린이들이 보다 세련되고 보다 분별력을 갖게 되었으며 더 많은 소비력을 가지고 있음을 내포한다.

이러한 환경의 변화 속에서 아이들에게 뒤떨어지지 않고 보조를 맞춘다는 것이 어린이 전문가들이 직면한 상황이다. 경제적인 힘에 의해 변화가 가속화되며 서로 뒤엉켜 있는 방송과 배급, 기술의 빠른 변화속도를 따라가기에도 숨가쁘다. 누군가 "지난 35년간 이 분야에서 많은 것을 배웠지만 그 대부분이 더 이상 쓸모가 없게 되었다"고 한다. 이 말이 처음에는 슬프게 생각되었지만 변화에 대한 필요성과 변화에 대한 가치를 인식하게 되었다는 걸 깨달았다. 그는 다채널과 멀티 플랫폼 세상이 새로운 텔레비전의 황금기라는 사실을 인식하게 된 것이다. 이것은 기존과는 다른 사고방식과 문화적인 변화를 요구하는 것이다.

다채널 TV의 도래는 디지털 시대로 나가는 우리들에게 많은 교훈을 주었다. 디지털 시대에서는 지상파 채널과 새로운 경쟁자들 간에 균형이 이루어질 것이다. 의미 있는 교훈으로는 케이블과 위성에 대한 시청 습관이 다르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다양한 채널 선택권과 리모콘은 시청자들에게 권한을 부여해 주었다. 즉, 시청자들은 채널이 아니라 프로그램을 시청하기 때문에 프로그램 제작자들은 시청자들의 주의를 끌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어린이용 TV는 창조적인 면에서나 상업적인 면, 정치적인 면에서 모두 중요

이렇게 다매체, 다채널 시대가 도래하는 가운데 어린이에게 봉사하고 헌신하는 서비스는 상업적이고 시장이 주도하는 방송 체계 속에서 새롭고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펼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해야 한다. 어린이들은 그러한 공간을 좋아하게 되며 다른 채널과 구별되는 신선한 서비스를 통해 특정한 욕구와 필요를 충족하게 된다.

또한 기존의 사고방식도 바뀌게 된다. 과거 프로그램 제작자들이나 구매자들은 남자아이들은 여자아이들이 상황을 주도하는 것을 참지 못한다고 단언해 왔지만 그 생각이 틀렸다는 것이 아이들에 의해 증명되었다. 요즘 아이들은 소수 인종의 삶과 가치를 표현하는 쇼를 많이 좋아하며 첫 데이트를 하는 방법에서부터 이혼이라든가 질병, 부모와의 사별 등과 같은 문제에 이르기까지 자신들에게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밝힘으로써 어린이 프로그램을 생산하는 데 크게 기여한다.

이제 어린이들은 스케줄을 자신이 직접 고를 수 있고, 운동장이나 길거리의 놀이 공간에 관한 문제에 있어 온라인상으로 찬반투표를 할 수 있다. 어린이 텔레비전은 어린이의 욕구에 봉사하는 것이지 그들의 욕구를 사전에 채워주는 것은 아니다. 10대를 위한 [Trouble]이나 더 어린 아이들을 위한 [Mick Jr.]와 같은 프로그램처럼 말이다.

어린이 수용자들의 상업적 가치에 대한 인식이 새롭게 그 중요성을 인정받으면서 케이블 TV와 위성 TV의 Cartoon Network나 Nickel- odeon과 같은 채널들이 성공하게 되었다. 이러한 성공은 기존의 어린이 프로그램 공급자들에게 더 많은 프로그램을 생산하도록 자극했다. 어린이들은 프로그램 선택권이 늘었을 뿐만 아니라 자세하고 이해하기 쉬운 텍스트 서비스, 오락 프로그램―여름 로드쇼인 [Prom in the Park]나 사회활동 프로인 Nickelodeon의 [Big Help] 등―을 담은 많은 웹사이트에 접근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모든 것은 TV 서비스의 확장과 함께 ADSL이나 Net-ready 전화처럼 쌍방향성을 지닌 웹의 잠재력을 계속적으로 개발해야 하는 필요성을 뜻한다.

한편으로 경쟁력 있는 배급체계가 등장하면서 어린이 TV의 위상에 영향을 끼쳤다. 다채널 시대 초반에는 스포츠와 영화가 가입의 중요한 요인으로 간주되었고 지금도 그렇다. 하지만 점차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서비스의 가치가 중요해지고 있다.

이처럼 어린이를 위한 서비스에 있어서 창조적이고 상업적인 중요성이 증가하는 것뿐만 아니라 정치적인 중요성이 증가하고 있는 점도 즐겁다. 어린이 텔레비전은 일반적으로 방송에 관한 논쟁에서 상징적인 역할을 취해 왔다. 예를 들어, 어린이 텔레비전은 시청자에 미치는 폭력의 영향이나 공공 서비스 방송의 정의를 논할 때 항상 중심에 서 있었다. 또한 텔레비전과 웹을 이용해 교육을 전달하고 미디어에 대한 이해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국가의 전략을 수행하는 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

지금까지는 이처럼 잘해 왔지만 디지털 시대에는 어떻게 변할 것인가?

재니 그레이스의 '미래에 대비한 점검표'

확실히 우리는 경쟁의 증가, 수용자의 세분화, 상업적인 압박과 기술의 변화를 경험하고 있다. 이보다 더 민감한 도전은 급증한 채널에 의해 나타난 시청자 행위의 변화이다. 다양한 채널 선택이 용이해지면 사람들은 인내력이 약해진다. 어린이들은 특히 자신과 상관없고 지루하거나 광고가 끼어드는 것을 참으려 하지 않는다. 조사결과 디지털 환경에 접어들면서 어린이들이 어린이 대상이 아닌 프로그램을 시청하는 비율이 매년 23%씩 증가해 오고 있다.

이러한 디지털 시대가 도래하면서 창조적이고 유연하면서 진취적인 사고를 하는 어린이 TV의 영역에서는 위협이나 도전이 아니라 더 많은 기회가 제공된다. 때를 놓치지 말고 과감해짐으로써 새로운 디지털 세상의 선두에 앞장서서 선도적으로 행동하고 어린이를 위하며, 그들에게 도움을 주는 매체의 미래를 형성하고 개혁하는 기회를 가져야 할 것이다.

재니는 어린이 텔레비전의 미래를 위해 준수해야 할 점들을 다음과 같이 제시하고 있다.

* 재니 그레이스의 '미래를 위한 점검표'

1. 우선 다시 한번 어린이들과 시작하라. 오랫동안 어린이 TV를 어른 의 관점과는 달리 순수하게 진행해 왔더라도 어린이의 필요와 욕구를 가정하지 말 것을 기억해야 한다. 지금의 어린이들은 과거의 어린이 와는 다르다. 미래에는 가부장적으로 간섭하는 것이 아니라 권한을 부여하는 차원이어야 할 것이다.

2. 어린이에게 귀기울여야 하고 그들의 관점을 존중해야 한다. 새로운 기술을 통해 상호작용하고 의미 있는 방향으로 이끄는 기회가 주어진다.

3. 우리의 시청자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해야 한다. 우리가 제공하게 될 프로그램과 서비스에 대한 토론과 논쟁을 위한 공개 토론을 제공하자.

4. 우리의 문화적 유산을 찬미해야 하며 이 분야에서의 우수한 전통을 보존해야 한다. 영국에서 어린이 TV는 소중한 역사와 경험을 가지고 있는데 그것을 소중히 간직해야 한다.

5. 그렇지만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고 과거의 성공에서 얻은 교훈을 새로운 아이디어에 적용해야 한다. 만족에서 벗어나 새로운 형태의 멀티 미디어를 계속 발전시켜 프랜차이즈(방영권)를 늘리고 어린이들을 새로운 길로 안내해야 한다.

6. 우리는 항상 질의 향상에 노력해야 한다. 오락과 교육 프로그램 사이의 차별을 두지 말며, 고비용 혹은 저비용이라 할지라도, 나아가 연재물과 특집물 모두에 있어서 방송의 질 향상을 게을리해서는 안된다.

7. 가장 재능 있는 사람을 찾아야 하고 그 재능을 계속 유지하는 전략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기존 매체와 새로운 매체에 걸쳐 보상 체계를 동등하게 하는 방안을 찾을 필요가 있다.

8. 오리지널 생산의 규모를 확대하고 가치 체인(value chain)을 관리하기 위해 투자를 요구해야 한다. 투자는 국내 시청자를 얻게 될 뿐만 아니라 공급시장을 활성화해서 기업의 경영상황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다.

9. 강력한 공적 서비스가 활기찬 상업 분야와 나란히 경쟁하게 되면 건강한 환경으로 향상될 것이다. 이들 두 영역이 함께, 아이들이 원하는 것과 필요로 하는 것, 아이들에게 영감을 주는 것을 어린이들에게 제공할 것이다.

1) 그녀가 RTS(the Royal Television Society)에서 한 연설의 내용 일부를 정리했다.

ㅇ 참조 : Television 2000. 3.

ㅇ 작성 : 은혜정(방송영상연구팀 책임연구원, hceun@kbi.re.kr)



출처정보

출처 : 한국방송영상산업진흥원
URL : http://www.kbi.re.kr/report/trendview.jsp?book_seq=1556&book_no=1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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